최근 대통령 배우자의 옷값 같은 사적인 비용을 어떻게 처리해왔느냐, 의문이 제기된 바 있지요.
그런데 이런 논란을 앞서 겪은 나라들도 꽤 있습니다.
그 나라들, 어떻게 했을까요?
<세계를보다> 한수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이목을 끌었던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드레스 대만계 신진 디자이너 제이슨 우의 작품입니다.
미셸은 비주류계 디자이너의 의상을 착용해 '다양성'이란 정치적 메시지를 보였고, 무명이던 디자이너는 대신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제이슨 우 / 디자이너]
"매우 영광입니다. 26세의 대만계 이민자로서,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온 제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오바마 여사는 한때 세금으로 옷을 산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는데요.
당시 백악관은 "모든 옷은 영부인이 사비로 구입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은 퍼스트레이디의 활동비나 의상비를 지원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품위와 위상에 어울려야 하고 적절한 메시지도 담아야 하는 영부인의 '옷 입기'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재키 룩'이라는 패션 용어까지 만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는 의상 비용을 대부분 시아버지에게서 지원받았고, 19세기 당시 200만 원이 넘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었던 링컨 대통령의 부인 메리 토드 링컨은 백악관 마당의 거름을 팔까 고민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값비싼 옷을 협찬받으면 '부정부패' 논란에 휩싸일 수 있지만 미국은 오히려 투명하게 디자이너의 이름이나 출처를 밝혀 이를 방어합니다.
미국의 한 명품 브랜드는 온라인 계정에 질 바이든 여사가 입은 드레스 사진과 함께 쇼핑몰 주소까지 공개했습니다.
이렇게 협찬받은 영부인 의상은 대부분 국립기록관리청에 기록물로 기증됩니다.
[리사 / 전시회 큐레이터]
"'영부인 의상 전시회'는 단순히 대통령 부인들의 의상 전시회가 아닙니다. '백악관 여주인의 의상들'이라 불렸죠."
옷값 고민이 없던 갑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메시지가 논란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관용 이민 정책' 철회 이튿날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을 방문했을 때 '나는 상관 안 한다'는 글귀가 담긴 의상을 입어 비판을 받은 것입니다.
간혹 총리 부인의 화려한 옷이 도마에 오르긴 하지만, 일본 역시 옷값 등 의전 비용은 세금을 쓰지 않는 게 관례입니다.
세계를 보다, 한수아입니다.
영상편집: 오영롱
한수아 기자 sooah72@donga.com